

(사진: 이미숙 충북교육청 중등교육과장)
충북교육청은 최근 공모를 통해 2025학년도 국제 바칼로레아(IB) 준비학교 8개교를 선정해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번에 선정된 학교는 초등 3개교(경산초, 충주중앙탑초, 진천상신초)와 중등 5개교(금천중, 대제중, 제천여중, 제천중, 생극중) 등 8개 학교다.
이들 준비학교는 향후 학습공동체 중심으로 IB 프로그램에 대해 탐구하고 월드스쿨 수업을 참관하며 벤치마킹하는 등 교원의 전문성을 신장한다. 나아가 IB 학교 간 협력 체계를 구축해 학교의 역량 강화에도 주력한다. 통상적으로 IB 학교는 관심학교와 후보학교를 거쳐 월드스쿨 인증 순으로 이뤄지며, 현재 IBO(International Baccalaureate Organization)에 공식 등록한 충북의 관심학교는 모두 5개교(동주초, 증평초, 감곡초, 충주미덕중, 일신여고)다.
IB 준비학교는 도교육청 자체 지정 준비단계로서 대상 학교에서는 IB 철학을 공유하고 교원의 전문성 신장 연수와 워크숍에 참여해 후보학교 신청을 준비한다.
충북교육청은 지난해 선정한 IB 준비⸱관심학교 9개교와 오는 3월 개교를 앞둔 단재고를 포함해 올해는 18개교(초 6교, 중 7교, 고 5교)로 확대할 계획이다.
충북, 올해 18개교 ‘확대’
IB 프로그램이란, 스위스에 본부를 둔 비영리교육재단인 IB 본부에서 개발‧운영하는 국제 인증 학교 교육 프로그램이다. 역량 중심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개념 이해 및 탐구학습 활동을 통한 학습자의 자기주도적 성장을 추구하는 교육 체제이다. IB프로그램은 2024년 7월 기준 세계 159개국에서 5937교가 운영 중에 있다.
이러한 IB 교육의 궁극적 목표는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더 나은 평화로운 세상을 실현하는데 있다. 나아가 지식이 풍부하고 탐구심과 배려심이 많은 학생 양성을 목표로 한다. 따라서 IB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복잡한 세상을 이해하고 미래를 위해 책임 있게 행동할 수 있도록 필요한 자질과 역량을 길러주는 교육을 제공한다.
학문, 문화, 국가 및 지리적 경계를 초월하는 교육을 제공하며 비판적인 참여와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그 안에서 의미있는 관계를 찾도록 장려한다.
IB는 개인과 단체가 지역과 국가를 넘어 글로벌 커뮤니티에서 책임감 있는 구성원으로 자랄 수 있도록 10가지 학습자상을 제시한다. △탐구하는 사람 △열린 마음을 지닌 사람 △지식이 풍부한 사람 △배려하는 사람 △사고하는 사람 △도전하는 사람 △소통하는 사람 △균형잡힌 사람 △원칙을 지키는 사람 △성찰하는 사람, 이와 같은 학습자상은 학생들의 지식과 기술을 계발하는 것뿐만 아니라, 배움에 대한 호기심과 서로 공감할 줄 아는 자질을 키우는 것을 강조한다. 또한 학생들의 사회적, 정서적, 신체적 건강을 중요시하여 자신과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할 수 있는 역량을 중요시 한다.
충북교육청의 IB 프로그램의 도입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그 무엇보다 핵심역량을 함양하는 학습자의 주도성을 강조한다. 또한 교육과정-수업-평가를 상호연계해 학생의 성장을 지원하고자 한다. 이는 IB 프로그램이 추구하는 방향과 뜻을 같이한다. 따라서 국제적으로 인증된 평가 시스템을 갖춘 IB 프로그램의 도입으로 교육과정 운영을 다양화해 학생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시·도간 협력으로 공교육의 질을 높이려고 한다.
이러한 IB프로그램에 대해 많은 이들은 우리의 교육과정과 다른 새로운 교육과정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이미숙 중등교육과장은 “초·중학교의 IB는 교육과정이 아닌 프레임워크로 학생들은 수업과 평가 방식을 활용해서 배운다”고 말하며 “IB의 철학과 교수학습방법을 우리나라의 교육과정에 맞게 적용해서 운영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프레임워크란 어떤 일을 처리하기 위한 구조로 IB에서는 IB의 지향점을 담은 교수학습체계를 의미한다.
한편 고등학생들은 1학년 때 공통과목을 이수하고, 고교학점제 제도 안에서 2~3학년 때 IB 과목(6개 교과군 및 3개 핵심과정)을 선택해 DP 과정을 이수하게 된다. 고등학교의 IB DP과목은 우리나라 교육과정의 편성·운영 기준에 따라 선택 과목으로 개설된다. 이는 국제적으로 공인된 교육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논·서술형 평가의 신뢰도가 높은 IB 프로그램을 교과목으로 채택한다.
수업은 한국어로 한다
IB 프로그램을 도입한다고 해서 바로 IB 인증학교가 되지는 않는다. IB에 관심을 갖고 준비하는 준비학교(충북교육청 자체과정), IB 철학을 공유하고 후보학교 신청을 준비하는 관심학교, IB 인증을 위한 교육활동을 운영하는 후보학교의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IBO(국제 바칼로레아 기구)로부터 인증을 받아야 월드스쿨이 될 수 있다.
초창기 IB 수업과 관련해 많은 이들이 궁금해한 내용 중에는 모든 수업을 영어로 해야하는가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 영어에 대한 부담감이 학생과 학부모에게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 과장은 “초·중학교는 프레임워크 개념으로 우리 교육과정과 교과서를 활용해 수업을 운영하며 모두 우리말로 수업이 이뤄진다”고 말한다. 나아가 “고등학교는 IB DP과정에서 6과목을 선택해 이수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IB DP 한국어화 도입으로 영어를 포함한 두 과목을 제외하고는 모든 과목이 한국어로 이뤄진다”고 말한다.
현재 월드스쿨로 인증된 초등학교는 모든 학생이 IB 수업에 참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토의·토론, 발표, 프로젝트 수업 등 수업 및 평가 방법에 대해 프레임워크를 제공하지만, 수업 내용을 제시하지 않으므로 우리나라의 교과서를 활용해 가르친다. 학생들은 실생활과 연관하여 아래와 같이 6가지 학문적 주제를 탐구한다.
전통적인 교과의 경계를 넘어 학습 내용을 탐구하고 다양한 기능을 습득한다.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가 속한 공간과 시간△우리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 △세계가 돌아가는 방식△ 우리 자신을 조직하는 방식 △우리 모두의 지구학생들의 학습과 관련한 평가는 내부평가로 이뤄진다. 또한 PYP(초등학교) 과정에서는 6학년을 대상으로 ‘발표회’를 요구한다.
월드스쿨로 인증된 중학교는 초등학교와 마찬가지로 모든 학생이 IB 수업에 참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프레임워크로 적용한다. 학생들은 초등학교의 6가지 초학문적 주제를 아래와 같이 6가지 세계적 맥락으로 확대해 더욱 깊게 배운다. 우리나라 교과의 학습 내용을 아래의 맥락에 맞추어 재해석하고, 탐구-실행-성찰단계를 통해 세계를 바라보는 눈과 미래를 대비하는 기술을 함양한다. △정체성과 관계 △과학과 기술의 혁신 △개인적·문화적 표현 △공정성과 발전 △공간과 시간의 방향성 △세계화 및 지속가능성학생들의 학습과 관련한 평가는 내부평가로 이뤄진다.
또한 MYP(중학교) 과정에서는 3학년을 대상으로 ‘공동체 프로젝트’ 활동을 요구한다.
고등학교에 해당하는 IB DP(중학교) 과정은 학교 전체 운영 혹은 학교 내 일부 학급 운영이 가능하다. 또한 2년 과정으로 구성돼 우리나라의 경우 2학년 때부터 선택 교과로 IB DP 과정에 따른 수업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DP 과정에서는 6가지 교과군별로 1개씩 총 6과목을 선택해 수업에 참여한다.
△언어와 문학(국어) △언어습득(영어) △개인과 사회△ 과학 △수학 △예술학생들은 자신의 진로 방향에 따라 표준수준(SL, 과목 별 2년간 150시간) 2~3과목과 심화 수준(HL, 과목 별 2년간 240시간) 3~4과목을 선택해 이수한다. 또한 학생의 교육 경험을 넓히고 학생들이 지식과 기술 적용에 도전할 수 있도록 지식이론, 소논문, 창의·활동·봉사와 같은 핵심 과정을 운영한다.
평가 공정성 ‘엄격’
고등학교 IB 프로그램의 평가 공정성에 대해서 이 과장은 그 누구보다 신뢰를 보냈다. IB DP의 평가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내부 평가와 외부 평가를 받는다. 내부 평가는 학교 지도 교사가 채점하지만, 답안지 중 일부는 채점센터로 제출해 외부 채점관에 의해서도 채점된다. 지도교사와 외부 채점관의 점수 차이가 크면 점수를 조정한다. 외부 평가는 IB 본부에서 양성한 여러 명의 채점관이 교차 채점한다.
이 과장에 따르면 “내부평가와 외부평가가 상이한 격차를 드러낸다면 이는 곧 IB 지정학교의 신뢰에 크나큰 영향을 준다” 때문에 평가의 공정성을 그야말로 엄격한 준수사항이다.
아직도 대다수 학생과 학부모는 IB는 소수 학생들만을 위한 특혜가 아닌가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다. 이에 대해 충북교육청은 IB의 교육 목표나 학습자상은 2022 개정교육과정의 지향점과 다르지 않다고 강조한다. 앞으로 양성될 IB 전문 교원들은 충북 교육 환경에 맞는 IB 형태의 교수학습 모델을 발굴하고, IB 학교가 아닌 일반 학교에서도 2022 개정교육과정에 맞춰 이를 적용할 수 있도록 확산하는 역할을 자임한다.
따라서 IB 도입은 소수 학교의 특혜가 아닌 공교육의 교육 경쟁력 제고 차원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통해 교수학습방법 개선, 논·서술형 평가와 관련한 교원의 전문성 신장과 공교육 신뢰도 향상 등 충북교육청은 교육 전반에 걸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자부한다.
일부 학부모와 학생들은 IB 프로그램 운영학교에 다닐 경우 개인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충북교육청 관계자는 그동안 IB 프로그램 운영과 관련해 많은 오해와 질문이 있다고 전한다.
한마디로 학부모가 추가로 부담하는 비용은 없다. IB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한 비용은 교원연수비, IB 후보학교와 월드스쿨 연회비 등이 있을 뿐이다. 이는 학교의 질 관리 및 컨설팅, 교원역량 강화 등에 소용되는 비용으로 충북교육청에서 지원할 예정이다.
한편 IB 프로그램은 토의토론형 수업과 논·서술형 평가가 이뤄지고, 수업과 연계된 평가로 담당 교사의 피드백이 보다 중요하다. 때문에 사교육으로 교육성과를 보장받기는 어렵다. 이는 앞서 IB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대구와 제주의 IB 학교 학생 및 학부모들의 증언에서도 증명된 사항이다. 이들 학부모에 따르면 사교육은 IB 프로그램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사교육비에 대한 부담은 없다.
이와 함께 학생들은 IB 프로그램 운영 초‧중학교에 다니지 않았는데, 그럼에 불구하고 IB 운영 고교에 갈 수 있는지도 궁금해 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IB DP를 이수하고자 하는 의지와 열정이 있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IB 프로그램 운영 고교에 진학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충북교육청은 고교 1학년 때 토론 활동, 에세이 쓰기, 공학용 계산기 사용법 등 Pre-DP 과정을 운영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IB 누리집 ‘개통’
충북교육청이 지난 15일, 탐구와 성찰로 생각을 깨우는 국제 바칼로레아 교육을 홍보 및 지원을 위해 IB 누리집을 정식 개통했다. 누리집 메뉴는 IB 교육을 이해하고 충북의 IB 교육 운영 현황을 확인할 수 있도록 △IB 프로그램 소개 △IB 운영현황 △IB 학교소개 등으로 구성했다. 한편 IB 학교의 활동과 교육자료를 공유할 수 있도록 △IB 홍보 △IB 교육자료 게시판도 운영한다.

충북교육청 이미숙 중등교육과장은 IB 도입부터 현재까지 주요 업무를 이끌어온 책임자로서 향후 과제가 보다 막중함을 재차 강조한다. 이 과장은 “준비학교와 관심학교를 거쳐 후보학교까지 단계별로 학교가 성장할 수 있도록 맞춤형 컨설팅 및 학교 역량 강화를 지원할 것이다”며 “깊이 있게 탐구하고 토론하는 IB 교육을 통해 사고력과 문제해결력을 갖춘 미래인재 양성을 위해 힘쓰겠다”고 한다.
특히 다가오는 2월 12일에는 온라인으로 IB 한국 사업 개발 매니저의 전문가 특강과 13일에는 준비학교 업무담당자 워크숍 등을 통해 내실있는 IB 학교 운영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평소 윤건영 충북교육감이 내세운 지식의 시대에서 지혜의 시대로 교육패러다임을 맞춘 충북 미래교육의 체제를 견고히 구축하겠다는 의지와 연결된 힘찬 행보로 보인다.
[원문링크] 충북교육청, 국제 IB 프로그램 글로벌 인재 키운다 < 초점 < 기사본문 - 충청리뷰